4.28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에 부쳐
죽음 뒤에야 안전을 말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벌써 17명째다. 2026년 3월, 봄의 문턱에서 또 한 명의 학교급식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평생 우리 아이들의 밥을 지어온 노동자였다. 환기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조리실에서 매캐한 연기를 마시며 부족한 인력으로 버텼던 대가는 결국 병마였다. 그의 죽음은 위험을 알고도 방치한 일터가 만든 결과이며, 국가가 묵인한 구조적 살인이다.
오늘, 4월 28일은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날이다. 우리는 묻는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이 처절한 질문은 지금도 현장에서 스러져가는 노동자들의 이름 앞에 무겁게 놓여 있다. 왜 노동자의 생명은 항상 자본의 이윤과 속도 뒤로 밀려나야만 하는가.
노동자들의 투쟁은 그 질문에 대한 산 자들의 응답이다.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죽음 앞에서 남은 노동자들은 슬픔에만 머물지 않았다. 더 이상 같은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환기시설 개선과 적정 인력 배치를 요구했고, 피해자 지원과 현장 노동자가 참여하는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모범사용자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한다. 산업재해를 줄이겠다고 말해왔다면, 이제는 실제 일터를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산재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종합대책이 조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환기시설 개선, 적정 인력 배치, 피해자 치료와 생계 지원, 현장 노동자가 참여하는 대책기구 구성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추모는 기억하는 일이다.
그러나 기억만으로는 죽음을 멈출 수 없다. 위험을 만든 구조를 묻고, 책임져야 할 정부와 사용자에게 책임을 요구하고, 살아 있는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일터를 바꾸는 일이다.
4.28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우리는 기억한다. 그리고 다짐한다. 더 이상 죽음 뒤에야 안전을 말하는 사회가 아니라, 죽음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6년 4월 28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