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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제도 밖에서 차별받는 학교비정규직, 20년만에 출생신고 합니다"




- 교육당국과 국회, 학교가 외면한 교육공무직 법제화 노동자 손으로 직접 시작 -

- 교육복지 등 학교기능 법제화로 교육주체 모두에게 유익한 서비스 제공 -

 

2019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가버나움>이란 영화가 있습니다. 영화는 출생신고조차 없이 태어난 아이가 국가와 사회로부터 어떠한 보살핌도 없이 떠돌며 고난을 겪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아동인권을 말하지만 마치 우리 학교비정규직의 처지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주인공 아이의 유명한 대사입니다.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돌보지도 않는 무책임한 부모를 고소하고 싶다는 그 말처럼 우리 역시 교육당국을 고소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우리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 역시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20년 가까이 공교육을 뒷받침해왔습니다.

 

교육행정 법치주의라 하여 학교 등 공교육기관에서 일하는 사람과 업무는 모두 법적 근거 아래 이뤄집니다. 그러나 유독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만이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존재해왔으며 오락가락하는 정책에만 의존해왔습니다. 이러한 불안정한 존재 여건은 온갖 차별과 무시라는 문제를 파생시키며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사회적 갈등을 낳기도 했습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무려 30만 명이 넘습니다. 교육공무직원(약 17만 명)과 비정규직강사(약 16만 명) 등은 학교와 교육기관 등에서 교사, 공무원과 함께 일하며 교육의 일주체가 됐지만, 법에선 이름도 역할도 없는 ‘유령’같은 존재입니다.

 

교육공무직원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급식, 교무행정, 시설관리, 돌봄, 교육복지 등 그 직종만 90개가 넘습니다. 법적 근거가 없는 존재인 우리는 올해 코로나 위기에서 더욱 차별받고 위기에 내몰렸습니다. 돌봄교실은 긴급돌봄 책임 공방으로 학교의 천덕꾸러기가 됐고,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생계 절벽에 내몰렸습니다. 그럼에도 교육당국은 아무런 문제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았으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불안과 차별을 감내하라고 합니다. 학교는 교육과정 학습 외에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을 요구받아 왔습니다. 학교의 변화와 공적가치는 코로나19로 더욱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급식이 그렇고 돌봄이 그러하며, 학교 안팎으로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놓지 말아야 하는 책임이 늘어났습니다. 변화되고 확대된 학교의 공적 기능을 담당해온 이들이 바로 학교비정규직입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변화된 학교를 새롭게 정의하는 동시에 그 법적 근거를 갖춰야 합니다. 그 시작이 교육공무직의 법제화입니다. 법제화를 통해 교육당국이 더 이상 책임을 외면하지 않게 해야 하고,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아이들과 학부모, 교원들에게 안정적인 교육복지 및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발표하는 10만 국민동의청원은 두 가지를 골자로 합니다. 첫째, ‘학교비정규직’에게 ‘교육공무직’이라는 법적 이름과 역할만이라도 부여하여 최소한 존재를 인정하고 안정화를 꾀하자는 것입니다. 둘째, ‘방과후학교와 학교 돌봄교실’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여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체계적인 방과 후 교육복지를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교육공무직 법제화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는 존재를 그대로 규정하는 존재 확인과 다를 바 없습니다. 「초중등교육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을 개정하여 교사 공무원과는 다른 ‘교육공무직원’이란 별도의 명칭을 넣고, 급식이나 교육복지 등 하고 있는 업무를 명시하여 그 역할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또한 학교의 변화된 기능 중 코로나19로 더욱 중요해진 영역이 바로 방과후과정입니다. 따라서 방과후학교와 초등돌봄교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우리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 필수적인 과제이며 교육당국과 국회의 시대적 책무입니다. 그래야만 방과 후 아이돌봄의 발전이 이뤄지고 교육당국의 행정적/재정적 책임도 가능합니다.

 

국회와 교육당국에 촉구합니다. 벌써 오래전에 있어야 할 법이고, 이미 존재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법입니다. 그동안 자신들의 직무유기와 무관심을 반성해야 합니다. 이제라도 교육공무직 법제화가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께 호소 드립니다. 대단한 무엇을 얻거나 교사나 공무원 신분이 되고자 발의하는 청원이 아닙니다. 시민들을 위한 학교의 변화된 기능과 역할을 법으로 규정하고, 법을 통해 더욱 안정된 교육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그 과정과 동시에 학교비정규직의 신분 또한 최소한의 법적 요건을 갖추도록 하자는 법입니다. 지지와 동참을 요청 드립니다.

 

 

2020년 10월 20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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