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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공모전 입상작

학교비정규직 작품공모전 입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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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공모전 입상작

2021 학교비정규직 작품공모전 안내

  • 학비노조
  • 2869
  • 2021-11-30 11:18:06
[ 학교비정규직 작품공모전 안내 ]
 

 

올해 7월에서 8월에 걸쳐 진행되었던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내다”라는 주제로 학교비정규직 작품공모전이 드디어 마무리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학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겪는 차별과 서러움, 여성노동자로서 겪는 일과 가정, 돌봄 등의 어려움, 나아가 이 사회의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수기와 시, 그림, 사진 등을 통해 잘 전달해주셨습니다.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공모전에 응모된 총 76건의 작품 중 22분이 입상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심사위원은 수기 부문에 최현숙 구술생애사 작가님, 시 부문에 이상임 시인님, 최종 심사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박미향 위원장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앞으로 열릴 공모전에도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노조에서도 지금 모인 작품들이 많은 사람에게 가닿을 수 있도록 더 고민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부 이름 직종 부문
대상 경기 유미향 돌봄전담사 수기
최우수 경기 권윤숙 조리실무사 수기
전남 이옥랑 특수교육실무사 수기
우수 전남 김현희 돌봄전담사 수기
인천 안성미 조리실무사 수기
경남 정수진 조리실무사 수기
경기 김은희 돌봄전담사
장려 울산 곽영미 조리실무사 수기
경기 권점늠 미화 수기
전남 김서현 행정실무사 수기
서울 김숙희 조리실무사 수기
광주 노미춘 조리실무사 수기
부산 노정숙 조리실무사 수기
인천 방애경 유치원교육실무사 수기
경북 윤정희 조리사 수기
대구 이준길 운동부지도자 수기
경남 임하정 영어회화전문강사 수기
부산 최낙숙 조리실무사 수기
경기 김은주 특수교육지도사
서울 민현순 교무행정지원사
부산 김수진 방과후전담사 그림
경기 박양미 조리실무사 그림





                

< 17차 정기중앙위원회에서 진행된 시상식 사진>
 



 



 
심사평
 
 
심사의 말씀
 

최현숙 / 구술생애사 작가

 
글쓰기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 즉 생각과 감정을 글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남이 읽어주기를 원하는 글이라면 읽는 이에게 뜻이 잘 전달되도록 글을 매만지는 것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잘 쓰는 글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겠지만, 저는 관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건과 상황과 사람에 대해 남의 위치와 시선이 아닌 나의 위치와 시선에서 보고 느끼고 생각과 질문을 잘 풀어낸 글이야말로 진정한 “나의 글”이며, 그런 글은 혹 아직 잘 매만져지지 않았거나 문법과 맞춤법에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더없이 매혹적인 글이라 생각합니다.
 
노동현장 뿐 아니라 그와 직결된 여성 개인과 가족 및 사회생활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잘 읽었습니다. 덕분에 저 뿐 아니라 이 글들을 읽는 모든 분들이 많은 공부와 성찰과 질문들을 얻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이 된 후 다시 나온 사회에서 여성들이 부딪치는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 일 가정 양립의 어려움, 급식현장의 바쁘고 고된 노동 내용과 위험과 근골격 질환을 비롯한 갖은 질병과 사고들, 학교와 유치원 돌봄 현장 노동의 세세한 내용들, 미화원 노동자에 대한 체력검사 과정에서 겪은 모욕감, 비혼과 이혼과 사별로 한 가정의 생계부양자는 물론 부모 돌봄까지 도맡게 되는 여성의 생애, 남성 노동자가 학교 복싱 교육자로서 하는 제언, 급식 조리사에서 시작해 진보정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한 경험 등, 제게는 모든 글들이 중요한 공부거리였습니다. 심사위원 제안을 받았을 때 학교비정규직의 다양한 현장 노동자들의 말과 느낌과 노동 내용 및 노동조합과 개인의 성장과정을 배우게 되리라 기대했던 저로서는, 글을 주신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 고민 속에 “대상”으로 선정한 유미향 선생님의 글은, 돌봄 전담사로 일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겪은 많은 경험과 느낌과 고민뿐 아니라 그에 관한 세세한 기록들,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과 고민들, 답을 찾고자 생각을 넓혀주는 노동 관련 책을 찾아 읽고 그 배움을 내 현장에 맞게 재해석하는 과정, 나의 노동현장을 넘어 타인의 노동과 다른 노동들에 대한 공부를 통해 “노동”과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넓고 깊게 이해해 나가는 탐구 과정, 자기 성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질문들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어 좋았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의 보람과 어려움과 더불어 노조 활동 안팎의 갈등과 섭섭함에 대해서도 자신의 느낌과 말로 잘 드러내 주셨습니다.
 
17세에 교무실 “김양”이라는 이름으로 온갖 심부름 노동을 시작해, 28년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로서 호칭과 직책과 노동 내용이 변화된 과정들에 대한 김서현 선생님의 글도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학교 안 사람들의 식사 및 그 준비와 마무리를 오롯이 도맡지만 자신의 식사 시간과 "밥값"을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억울함에서 출발한 투쟁들, “봉사정신”으로 시작한 감정노동이지만 끊임없이 봉사가 강요되는 노동 현장에서 돌봄 노동자로서의 분노와 자각, "보조 교사"나 "교육실무원"이라는 모호한 호칭에서 비롯한 노동 범주의 애매함과 갖은 치다꺼리 노동들, "보조"라는 단어에 갇힌 차별과 모멸감, 성별로 인한 젠더 차별과 함께 남성 상급자의 성희롱까지, 모든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차별에 대한 인식으로 노동조합을 찾아 활동하고 이를 통해 얻은 자기 정체성 확립과 노동현장의 변화, 노동조합의 성과와 과제 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도 좋았습니다.
 
한편 장차 돌봄 노동자로서 생각과 삶을 확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부분의 글에서 보이는 한계에 대해 몇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 나의 관점과 느낌이 가족중심주의와 폐쇄적 모성담론, 국가중심주의, 성과주의 등에 갇히지 않았는지 더 살펴보시기를 바랍니다. 어머니로서는 당연한 듯 여겨지지만 “자식 돌보듯이......”라는 표현 속에는, 여성을 가정과 모성 안에 묶어두려는 자본과 국가가 만든 족쇄에 여성 스스로 제 발을 채우는 측면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태도는 책임감이지 소위 “모성”은 아니라는 점에 대해 다양한 여성주의 글과 책들이 있으니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나아가 노동현장 및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넘어, 자본과 국가와 여성노동의 관계에 대한 공부와 고민이 더 이어졌으면 합니다. 자본과 국가는 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하는 모든 노동을 “사랑”과 “봉사”라는 이름으로 무임금과 저임금으로 묶어두는 착취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왔고, 최근의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이 불평등과 착취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아 돌봄 노동의 가치와 중요성 및 “돌봄 사회로의 전환”이 말로만 언급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돌봄 노동에 대한 인식과 처우의 대전환과 투쟁을 위해서는 현장 노동자인 여러분들의 경험과 목소리가 어떤 정책전문가나 연구자들의 이론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글을 주신 모든 분들이 계속 글을 쓰시기를 간곡히 권합니다. 글쓰기는 나를 돌아보고 나와 우리의 현재를 확인하며 미래를 전망하는 데에 가장 쓸모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글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비정규직 현장 모든 노동자들의 수고와 분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심 사 평
 

이 상 임 / 시인
 
 
올해 작품 공모전의 주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를 내다!”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당하는 차별, 서러움, 고용불안 등의 문제와 특히, 여성노동자들이 일을 하면서 가정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시를 통해서 생생한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시를 써낸 분들 모두 주제에 잘 부합된 내용으로 자신의 일자리에서 겪게 된 고충들을 섬세하고 진실하게 표현해 주었다. 그 섬세함과 진실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의 화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무엇에 분노해야 하는가에 대해 쉽게 전이된다.
 
한 작품, 한 작품에 모두 애정이 간다. 비정규직 노동자로서의 삶의 쓰라림, 고통, 그럼에도 견뎌내야만 하는 자신의 인생 앞에서 조금씩 전진하며 그 희망의 숲을 찾아가는 여정이 시의 행간마다 조용하면서도 치열하게 스며있기 때문이다.
 
정신없이 일을 하다 뼈가 부러져 깁스를 해도 부축해 주는 이 하나 없는 비정규직의 현장. 도와주는 이 하나 없이 일을 끝내고 햇빛 하나 없는 의자에 앉아 허공만 바라보는 비정규직의 삶. 더 이상 허망할 수 없다.(류양희) 새들도, 풀꽃들도 자리가 있고 하루를 시작하는 해도 자리가 있는데 공무직은 자리가 없다. 투명한 그림자로 이 세상에 남아 있을 뿐이다.(민현순)
 
듬성듬성 파뿌리 보일 때 만난 친구, 해고된 비정규직인 친구의 방패가 되어 도와 준 내 친구, 시들어버린 꽃처럼 살던 내게 햇빛이 되어준 친구, 그 친구는 다름 아닌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김은주) 남들은 모두 즐겁게 듣는 ‘토요일은 밤이 좋아’를 토요일엔 무서워서 텔레비전을 끄고 우는 딸 앞에서 할 말을 잃은 엄마. 엄마는 토요일도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만 한다. 늦게 오는 엄마를 홀로 기다리는 토요일. 그 긴 시간이 딸은 무섭다.(김숙희)
 
아무리 노력하고 발버둥을 쳐도 늘 제자리. 베이고 데이고 살이 뜯기는 상처와 고통들. 자존감을 곤두박질치게 만드는 처우와 사회의 시선. 멀고도 험한 그 길을 견디게 하는 힘은 오직 투쟁뿐.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그날을 기다리는 것이 생존의 이유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옮겨 앉는 일이다.(노현정)

떨고 있는 미래, 서러운 불안을 안고 우리 함께 길 위에 설 수 밖에 없습니다.(신윤선) 젊음을 등에 업고 열심히 지지고 볶았더니 이제 몸 여기저기가 아파서 고치고 또 고치고 고쳐서 다시 쓰는 일만 남았다. 그래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지금보다 나은 환경이 기다리고 있겠지. 그 희망으로 또 지지고 볶는다.(김준미)
 
산다는 것은 때로 풀잎의 잠을 풋풋하게 흔들어 깨우는 일, 어제보다 더 푸른 꿈의 발자국이 봄처럼 찬란한 영광의 함성으로 비정규직의 벽이 무너질 때 우주가 쿵, 하고 흔들릴 것입니다.(김은희) 온 종일 음식을 조리한 열 손가락은 밤이면 아려오지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어주는 이들의 행복을 노래하고 밤이면 꿈속에서 희망을 조리한다.(김영애)
 
이 사회에서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는 일이 얼마만큼 고통스러운 일인지 작품마다 내면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중에서 쉽지 않게 세 작품을 가려냈다.
 
산다는 것은 (김은희)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항의하러 교육부 앞마당에 모여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봄날에 진달래가 부풀어 오른다.’던가, ‘꽃잎 같은 숨소리를 내며 꿈이 커가는 아이들처럼 우리들의 웃음도 또르르르 구른다,’고 빗댄 표현들이 이 사회의 불의에 저항하는 무거운 주제를 유연한 비유와 일상의 가벼움을 통해 서정적으로 잘 표현해 주었다.
 
언제나 내편 (김은주)
 
‘시들어버린 꽃처럼 살던 내게 햇빛을 비춰 세상의 눈 밝혀준 늦게 만난 내 친구’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다. ‘학비노조’를 이렇듯 다정다감한 친구로 의인화하여 표현함으로써 ‘노조’를 삶 깊숙이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공무직의 자리 (민현순)
 
이 시를 읽으면 첫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 쓸쓸함이 감돈다. 새들이 살아가는 허공에서, 풀꽃들이 살아가는 땅 위에서, 지혜와 가르침이 매일 피어나는 교육현장에서 화자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자리를 살펴본다. 그렇게 꼼꼼하게 살피는 데는 이유가 있다. 화자가 처한 공무직의 자리를 확인하고 싶어서다. 그러나 끝내 그 자리는 없다. 세상을 바라보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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